삼성전자는 연내 경기 평택시의 메모리반도체 공장 3라인(P3) 준공을 앞두고 있다. 외부 오염물질과 차단된 반도체 생산 공간 ‘클린룸’ 면적이 축구장 25개에 달하는 세계 최대 반도체 공장 설립에 50조 원가량을 투입했다. P3에서는 극자외선(EUV) 1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공정이 적용된 D램과 176단 이상 7세대 V낸드플래시 등 첨단 메모리반도체가 출하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도 연내 첫 삽을 뜬다. 약 20조 원이 들어간 이 공장에서는 2024년부터 5세대(5G) 이동통신과 인공지능(AI)에 필요한 시스템반도체가 생산된다. 현지에서는 도로, 상하수도 등 공장에 필요한 사회간접자본(SOC) 공사가 진행 중이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연간 반도체 시설 투자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투자액이 2020년 투자액 32조8915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는 35조 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매출 95조 원으로 매출 기준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가 될 것이 확실시된다. 세계 1위(점유율 약 40%)인 메모리반도체의 호황 덕분이다. 하지만 5G, AI 등에 필요한 시스템반도체를 만드는 파운드리는 지난해 7~9월 기준으로 점유율 17.1%에 머물며 대만 TSMC의 53.1%에 미치지 못한다. TSMC와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 확대를 선언하는 상황에서 시스템반도체의 주도권을 갖고 메모리의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투자의 고삐를 놓칠 수 없다는 판단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022년 삼성전자의 D램과 파운드리는 주요 업체들의 주문 증가로 수요가 공급을 넘어설 것으로 본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018년부터 추진된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산업단지)’는 연내 착공된다. 10년간 120조 원이 투자되며 D램을 비롯한 차세대 메모리반도체가 2024년부터 만들어진다. SK하이닉스는 2020년 9조 원, 지난해 10조 원 등 꾸준히 투자액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점유율 43.6%로 세계 1위에 오른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확대에 발맞춰 대규모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7월 ‘K배터리 산업 발전전략’을 통해 국내 배터리 3사 등이 향후 10년간 40조 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한 만큼 매년 조 단위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고품질의 배터리를 제때 충분히 공급하는 게 중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