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096770], 삼성SDI 등 배터리 기업과 소속 그룹은 배터리 핵심 소재(양극재·분리막·음극재·전해질)의 내재화율을 높이기 위해 잇달아 신규 사업에 진출하거나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배터리·반도체 소재 기업으로 변신한 SK그룹이 대표적이다.
SK이노베이션은 세계 1위의 분리막 생산 자회사인 아이테크놀로지(SKIET) 상장을 통해 대규모 투자에 시동을 걸었다.
SKIET는 최근 1조1천300억원을 투입해 폴란드에 분리막 공장 추가 증설에 나선 가운데 현재 신규 공장에서 생산할 분리막은 선주문이 몰려 물량 배정이 모두 끝났을 정도로 공급이 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SK이노베이션은 분리막 사업에 5조원을 투자해 SKIET의 분리막 생산능력을 현재 연간 14억㎡에서 2025년 40억㎡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또 양극재 자체 생산을 위해 중국 배터리 기업 EVE에너지와 소재 전문 기업 BTR 등과 공동 투자해 양극재 생산 합작 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회사인 SK머티리얼즈[036490]는 실리콘 음극재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SK머티리얼즈는 미국의 배터리 음극 소재 기업인 그룹14 테크놀로지(이하 그룹 14)와 합작해 'SK 머티리얼즈 그룹14'를 설립하고 실리콘 음극재 생산에 나선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에 비해 주행 거리를 향상하고 충전시간은 단축한 차세대 배터리 소재다.
이차전지용 동박 생산 기업인 SK넥실리스는 연산 5만t 규모의 동박 공장을 유럽 지역에 건설하는 등 투자 확대에 나섰다.
SK는 이외에도 그룹의 투자회사인 SK㈜를 통해 배터리에만 1조6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하고, 최근에는 미국의 리튬메탈 배터리 생산 스타트업 솔리드에너지시스템(SES)의 3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펼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현재까지 누적 배터리 수주 물량이 1테라와트 이상으로, 소재 내재화 비중을 높여 안정적인 공급망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며 "소재 부문의 투자를 지속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